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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량이 늘어나면 왜 자산가격이 움직일까? 유동성의 원리

읽는 시간 약 13분
통화량이 늘어나면 왜 자산가격이 움직일까? 유동성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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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이동했다’, ‘긴축으로 유동성이 줄어들었다’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낮아지거나 중앙은행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면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정말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오르는 것일까요?

통화량과 자산가격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돈이 풀리면 자산가격이 오른다’는 공식보다 금리, 신용, 투자자의 위험선호, 기업 실적 그리고 돈이 실제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통화량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통화량은 경제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와 동전만 통화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 예금처럼 비교적 쉽게 현금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도 통화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통화량을 범위에 따라 여러 지표로 구분합니다.

대표적으로 M1과 M2가 있습니다.

M1은 협의통화라고 부르며 현금과 요구불예금처럼 바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M2는 광의통화로 M1보다 범위가 넓으며 일정한 금융상품까지 포함합니다.

경제 뉴스를 통해 시중 통화량 증가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때는 주로 이러한 통화지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유동성은 통화량과 무엇이 다를까?

통화량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유동성(Liquidity)”입니다.

두 개념은 관련되어 있지만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유동성은 돈이나 자산을 얼마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 또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얼마나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때 폭넓게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 현금성 자금이 충분하고 대출을 받기도 쉬우며 금융시장에서 투자자금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면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고 은행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며 투자자들이 현금을 선호한다면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산시장을 분석할 때는 통화량 숫자만 보는 것보다 실제로 돈이 얼마나 쉽게 움직이고 있는지까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중앙은행은 어떻게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줄까?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금융환경에 영향을 줍니다.

대표적인 수단이 기준금리입니다.

경기가 크게 둔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낮다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장금리와 대출금리에도 하락 압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계와 기업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이 채권 등을 매입하면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환경이 완화되면 경제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의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금리가 낮아지면 돈의 이동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자산가격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 가운데 하나가 금리입니다.

예금금리가 매우 높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투자자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아도 예금과 채권 등을 통해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크게 낮아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금이나 예금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감소하면 일부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다음과 같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주식
  • 회사채
  • 부동산
  • 원자재
  • 해외자산
  • 기타 위험자산

이러한 현상을 흔히 위험자산 선호 확대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통화정책 완화가 금리를 낮추고 금융시장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면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통화량 증가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어디로 가느냐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시중에 돈이 늘었다고 그 돈이 반드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계가 새로 확보한 자금을 소비에 사용할 수도 있고 기업이 공장을 건설하거나 설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은행 대출이 증가하더라도 부동산으로 자금이 집중될 수도 있고 기업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면 가계와 기업이 돈을 쓰지 않고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단순한 공식은 항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통화량 증가 = 주가 상승

보다 정확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늘어난 돈이 실제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

자산시장을 이해하려면 이 질문이 훨씬 중요합니다.

4. 신용이 확대되면 자산시장에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

유동성을 이해하려면 은행의 역할도 살펴봐야 합니다.

경제에서 사용되는 자금은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돈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은행의 대출을 통한 신용창출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금리가 낮고 경기 전망이 좋으면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은행 역시 대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대출이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면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신용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 추가적인 수요가 만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자산가격을 분석할 때는 단순한 통화량뿐 아니라 가계대출, 기업대출,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유동성은 주식의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리는 단순히 투자자금의 이동만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의 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주식의 가치는 결국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과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합니다.

그런데 미래의 돈은 현재의 돈과 가치가 같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금리와 위험 등을 고려해 미래에 받을 돈을 현재 가치로 계산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개념이 할인율입니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이익보다 미래의 높은 성장을 기대하는 성장기업은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높은 평가를 받던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동성과 금리는 주식시장에 자금이 들어오는 경로뿐 아니라 기업가치 평가 방식을 통해서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6. 유동성이 풍부해도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통화량과 주식시장의 관계를 너무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기는 오히려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때일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업 매출이 감소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며 금융시장까지 불안해진다면 중앙은행은 경기를 안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 악화를 더 크게 걱정한다면 유동성이 늘어나도 주식 매수를 꺼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유동성이 늘어나는 이유

그리고

늘어난 유동성이 실제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이 두 가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7. 반대로 통화긴축은 왜 자산시장에 부담이 될까?

물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하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금융환경을 긴축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비용이 증가합니다.

예금과 채권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투자자는 굳이 높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보유해야 할 이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합니다.

부채가 많은 기업은 이자비용이 늘어나고 신규 투자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높아집니다.

가계 역시 주택담보대출 등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을 구입할 여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긴축은 다음과 같은 경로로 자산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1. 기준금리 상승
  2.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상승
  3. 현금·예금·채권의 상대적 매력 증가
  4. 가계와 기업의 대출 부담 확대
  5. 위험자산 투자 수요 약화
  6. 기업 가치평가 부담 증가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매우 중요하게 살펴봅니다.

유동성이 많아지면 왜 자산가격 거품이 생길 수 있을까?

풍부한 유동성이 장기간 지속되면 긍정적인 효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빌리는 비용이 낮고 자산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가격 상승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실제 이익이나 부동산의 임대수익 같은 기초적인 가치보다 가격 상승 기대가 투자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출까지 이용한 투자가 증가하면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산가격 상승 → 투자자 유입 → 신용 확대 → 추가 매수 → 자산가격 추가 상승

이러한 흐름이 과도하게 진행되면 실물경제의 기초여건과 자산가격 사이의 괴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자산가격 거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고 신용이 축소되면 이러한 과정이 반대로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통화량을 볼 때 함께 확인하면 좋은 경제지표

통화량 하나만 보고 앞으로의 주가나 부동산 가격을 예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유동성을 판단하려면 다음과 같은 지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M1·M2 등 통화량 증가율
  • 중앙은행 기준금리
  • 국채금리와 시장금리
  • 가계대출 증가율
  • 기업대출 증가율
  • 은행의 대출 태도
  • 예금 증가율
  • 물가 상승률
  • 경제성장률
  • 기업 실적과 이익 전망

특히 통화량 증가율과 신용 증가율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지, 반대로 통화량은 늘었지만 가계와 기업이 돈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지를 구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자가 유동성을 볼 때 주의해야 할 점

금융시장에서는 종종 “돈이 많이 풀렸으니 주가가 오른다”는 설명이 등장합니다.

일부 상황에서는 실제로 중요한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산가격은 유동성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기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면 풍부한 유동성에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상황에서도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주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통화량 자체보다 다음 세 가지 질문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중앙은행은 왜 유동성을 늘리거나 줄이고 있는가?
  2. 시중의 자금은 실제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
  3. 기업 실적과 경제성장률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이 세 가지를 함께 보면 금융시장의 흐름을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의 핵심은 돈의 양보다 돈의 흐름이다

통화량과 자산가격의 관계를 이해할 때 가장 기억해야 할 것은 돈의 양과 돈의 흐름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면 금리가 낮아지고 금융환경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은행의 신용창출까지 활발해지면 경제 안에서 움직이는 자금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이동하면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돈이 소비나 기업투자로 이동할 수도 있고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면 현금으로 머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 뉴스를 볼 때 단순히 “통화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에서 분석을 끝내기보다 다음 단계까지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통화량 변화 → 금리 변화 → 신용 변화 → 자금 이동 → 소비와 투자 변화 → 기업 실적 → 자산가격

이 연결 구조를 이해하면 기준금리 인하나 양적완화 같은 뉴스가 왜 주식과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반대로 통화긴축이 왜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지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한국은행, 통화 및 유동성 관련 통계
  • 한국은행, 통화정책 및 금융시장 경제교육 자료
  • 통계청, 주요 경제지표 및 경기 관련 통계
  • KDI, 경제동향 및 금융시장 관련 자료
  •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 및 금융환경 관련 자료

※ 이 글은 경제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이나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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