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과 ROE는 왜 함께 봐야 할까? 기업의 자본과 수익성 이해하기

주식 종목을 찾다 보면 ‘PBR 1배 미만’이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PBR이 0.7배, 0.5배인 기업을 두고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싸기 때문에 저평가됐다는 설명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PBR 1배 아래에서 오랫동안 거래되는 기업도 많습니다. 어떤 기업은 PBR이 계속 낮아지는데도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습니다.
반대로 PBR이 3배, 5배를 넘는데도 투자자들이 계속 높은 가치를 인정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PBR만으로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PBR을 볼 때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는 지표가 바로 ROE입니다.
PBR은 기업의 자산가치와 주가를 비교한다
PBR은 Price Book-value Ratio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주가순자산비율이라고 합니다.
기본적인 계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PBR = 주가 ÷ BPS(주당순자산)
여기서 BPS는 Book-value Per Share, 즉 기업의 순자산을 주식 한 주 기준으로 나타낸 값입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주당순자산이 50,000원이고 현재 주가도 50,000원이라면 PBR은 1배입니다.
50,000원 ÷ 50,000원 = 1배
현재 주가가 25,000원이라면 PBR은 0.5배가 됩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시장에서 주식이 장부상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바로 ‘싸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PBR 1배 미만이면 정말 저평가된 것일까?
PBR을 처음 배울 때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입니다.
PBR이 1배 아래라는 것은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장부상 순자산에 비해 낮다는 것을 보여줄 뿐, 주가가 반드시 상승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왜 시장이 기업의 순자산을 낮게 평가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기업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 성장성이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다.
- 자본은 많지만 이익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 공장과 설비가 노후화되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 사업 경쟁력이 계속 약해지고 있다.
- 미래에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하다.
이런 기업이라면 장부상 자산이 많더라도 시장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PBR이 낮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이 질문을 확인할 때 ROE가 필요합니다.
ROE는 주주의 돈으로 얼마나 벌었는지를 보여준다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로 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주주가 투자한 자본을 이용해 기업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ROE = 당기순이익 ÷ 자기자본 × 100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1조 원인 기업이 1년 동안 1,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ROE는 단순 계산으로 10%입니다.
1,000억 원 ÷ 1조 원 × 100 = 10%
같은 1조 원의 자기자본을 가진 기업이 2,0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ROE는 20%가 됩니다.
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기자본은 같지만 두 번째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래서 ROE는 기업의 자본 활용 효율성을 살펴볼 때 자주 사용됩니다.
같은 PBR이라도 ROE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A기업과 B기업의 PBR이 모두 1배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겉으로 보면 두 기업의 평가 수준은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ROE를 함께 보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구분 | A기업 | B기업 |
|---|---|---|
| PBR | 1배 | 1배 |
| ROE | 5% | 15% |
| 자기자본 | 1조 원 | 1조 원 |
| 단순화한 순이익 | 500억 원 | 1,500억 원 |
A기업은 자기자본 1조 원으로 500억 원을 벌고 있지만 B기업은 같은 규모의 자기자본으로 1,500억 원을 벌고 있습니다.
시장이 두 기업을 계속 같은 가격에 평가할까요?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자본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에 더 높은 평가가 붙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PBR과 ROE를 따로 떼어 보기보다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PBR이 높은데도 주가가 계속 오르는 기업이 있다
PBR 4배인 기업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장부상 순자산가치의 네 배에 거래되고 있으니 상당히 비싸 보입니다.
하지만 이 기업이 오랫동안 높은 ROE를 유지하고 있다면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브랜드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큰 설비투자 없이도 높은 이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높은 영업이익률
- 강한 브랜드 경쟁력
- 높은 시장점유율
- 가격 결정력
- 적은 자본으로 높은 이익 창출
- 꾸준한 이익 성장
회계상 장부에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브랜드, 기술력, 네트워크 효과 같은 무형의 경쟁력도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PBR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고평가 기업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시장이 장부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지입니다.
반대로 PBR이 계속 낮은 기업에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PBR 0.5배 기업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장부상 순자산이 주당 50,000원인데 주가는 25,000원입니다.
언뜻 보면 상당히 싸 보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의 ROE가 수년 동안 2~3%에 머물러 있다면 상황을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이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본으로 충분한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업 내부에 현금이나 자산이 쌓여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시장이 낮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볼 때는 다음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ROE가 장기간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가?
- 사용하지 않는 자산이 많은가?
- 경영진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있는가?
-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이 이루어지는가?
- 신규 투자에서 적절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PBR이 낮다는 것은 분석의 결론이 아니라 오히려 분석을 시작해야 할 이유에 가깝습니다.
ROE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기업일까?
여기에서도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ROE가 높다고 무조건 우량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ROE는 분모에 자기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지면 ROE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부채를 많이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높은 ROE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기업과 B기업이 모두 10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가정합니다.
A기업의 자기자본이 1,000억 원이라면 ROE는 10%입니다.
B기업의 자기자본이 500억 원이라면 ROE는 20%입니다.
숫자만 보면 B기업의 수익성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B기업이 많은 차입금을 이용하고 있다면 높은 ROE의 일부가 재무 레버리지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ROE가 높다면 다음 질문도 함께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 차입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가?
-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가?
- 높은 ROE가 몇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가?
높은 ROE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숫자 자체보다 중요합니다.
ROE가 갑자기 높아졌다면 이유를 찾아보자
기업의 ROE가 지난해 8%였는데 올해 갑자기 25%가 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좋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이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순이익이 실제 영업 성장으로 크게 증가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회성 자산 매각이익이 발생했다.
- 대규모 자사주 소각 등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했다.
- 과거 손실로 자기자본 자체가 크게 줄었다.
- 부채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
- 특정 연도에만 특별한 이익이 발생했다.
따라서 한 해의 ROE보다 3~5년 정도의 흐름을 살펴보는 편이 기업의 수익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BR과 ROE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PBR과 ROE는 완전히 별개의 숫자가 아닙니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이용해 높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그 이익을 효율적으로 재투자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업에 장부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ROE가 오랫동안 낮고 앞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되면 PBR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을 볼 때 다음과 같은 조합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PBR | ROE | 먼저 확인할 부분 |
|---|---|---|
| 낮음 | 낮음 | 수익성 부진과 저평가 이유 |
| 낮음 | 개선 중 |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 |
| 높음 | 높음 | 높은 수익성의 지속 가능성 |
| 높음 | 낮음 | 현재 평가를 정당화할 성장 가능성 |
물론 이것만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PBR 하나만 보는 것보다 기업이 시장에서 왜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ROE가 개선되는 기업을 볼 때 확인할 것
저PBR 기업 가운데 ROE가 개선되고 있다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ROE 숫자만 확인하지 말고 변화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제품 가격이 상승했는가?
- 원가율이 낮아졌는가?
-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는가?
-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했는가?
- 저수익 사업을 축소했는가?
- 신규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가?
-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자본정책이 달라졌는가?
특히 몇 년 동안 낮은 수익성을 기록했던 기업에서 영업이익률과 ROE가 함께 개선되기 시작한다면 기업의 사업구조가 실제로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저PBR 종목을 찾는 것과 기업의 변화를 찾는 것의 차이입니다.
업종에 따라 PBR을 보는 방법도 달라진다
PBR은 자산과 자본이 중요한 산업을 분석할 때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업이나 제조업처럼 자기자본 규모가 사업에 중요한 기업을 분석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반면 기술, 플랫폼, 소프트웨어처럼 장부에 나타나는 유형자산보다 기술력이나 브랜드, 이용자 기반과 같은 무형의 경쟁력이 중요한 기업에서는 PBR만으로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PBR 역시 모든 업종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업종의 경쟁기업과 비교하고 해당 기업이 과거 어느 정도의 PBR과 ROE를 기록했는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기업을 볼 때 PBR과 ROE를 이렇게 확인해보자
기업의 PBR이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바로 저평가라고 결론을 내리지 말고 순서를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PBR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다음 질문을 이어갑니다.
- 최근 3~5년 ROE는 어느 정도였는가?
- ROE가 상승하고 있는가, 하락하고 있는가?
-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가?
- 부채를 많이 사용해 ROE가 높아진 것은 아닌가?
-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실제 수익성은 어떤가?
-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은 어떤가?
- 앞으로 ROE가 개선될 만한 변화가 있는가?
이렇게 보면 PBR은 단순한 ‘싼 주식 검색기’가 아니라 기업의 자본과 수익성을 분석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좋은 기업은 자본을 계속 쌓기만 하지 않는다
기업은 주주가 제공한 자본과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이용해 다시 사업을 운영합니다.
그 돈으로 공장을 건설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닙니다.
그 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다시 얼마의 이익을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PBR과 ROE는 함께 볼 때 의미가 커집니다.
PBR은 시장이 기업의 순자산에 얼마의 가격을 붙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결국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PBR이 낮은 기업이 아닙니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는 기업인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매출, 영업이익, EPS, PER, PBR과 ROE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남습니다.
재무제표에는 분명 영업이익이 크게 찍혀 있는데 정작 기업의 통장에는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다음 글에서는 **「영업이익은 좋은데 현금이 부족할 수 있을까? 현금흐름표가 중요한 이유」**를 통해 이익과 실제 현금의 차이, 영업현금흐름과 투자현금흐름을 기업 분석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상장기업 사업보고서 및 재무제표
- 한국회계기준원,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재무제표 관련 기준
- 한국거래소(KRX), 투자지표 및 상장기업 정보
-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 금융감독원, 재무제표 및 기업공시 관련 안내자료
※ 이 글은 기업의 재무지표와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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