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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이 높으면 비싼 주식일까? 주가수익비율을 제대로 보는 방법

읽는 시간 약 13분
PER이 높으면 비싼 주식일까? 주가수익비율을 제대로 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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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종목을 찾아보다 보면 PER이라는 숫자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어떤 기업은 PER이 8배인데 다른 기업은 30배, 50배를 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숫자가 낮은 기업이 싸고, 높은 기업이 비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PER은 주가가 기업의 이익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그런데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PER이 낮은 주식이 계속 하락하기도 하고, 이미 PER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몇 년 동안 더 상승하기도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PER은 단순히 주식이 싸고 비싼지를 판정하는 숫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이익뿐 아니라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PER도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PER 계산법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PER을 실제 기업 분석에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PER은 주가와 기업의 이익을 비교하는 숫자다

PER은 Price Earnings Ratio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합니다.

기본 계산식은 어렵지 않습니다.

PER = 주가 ÷ EPS(주당순이익)

앞선 글에서 살펴본 EPS가 여기에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주가가 50,000원이고 EPS가 5,000원이라면 PER은 다음과 같습니다.

50,000원 ÷ 5,000원 = 10배

이 기업의 주가는 현재 주당이익의 1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흔히 나오는 설명이 있습니다.

“PER 10배라면 지금과 같은 이익이 계속될 경우 투자금만큼의 이익을 기업이 벌어들이는 데 약 10년이 걸린다.”

PER의 감각을 익히는 데는 도움이 되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기업의 이익이 매년 똑같지 않고, 벌어들인 이익 전부가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를 문자 그대로 투자금 회수기간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PER 10배와 30배, 어느 주식이 더 쌀까?

두 기업을 비교해보겠습니다.

구분A기업B기업
주가50,000원60,000원
EPS5,000원2,000원
PER10배30배

숫자만 보면 A기업이 훨씬 저렴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A기업을 사고 B기업은 피하면 될까요?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A기업의 이익이 앞으로 거의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경기 악화로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B기업의 현재 이익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면서 몇 년 동안 이익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장은 이런 미래 가능성을 주가에 먼저 반영하려고 합니다.

결국 PER 30배라는 숫자에는 단순히 ‘비싸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그 기업의 미래 이익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성장기업의 PER이 높은 이유

성장기업을 분석하다 보면 PER이 상당히 높은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EPS가 2,000원이고 주가가 60,000원인 기업의 PER은 30배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의 사업이 빠르게 성장해 몇 년 후 EPS가 4,000원까지 증가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주가가 그대로 60,000원이라면 PER은 15배가 됩니다.

60,000원 ÷ 4,000원 = 15배

처음에는 PER 30배였던 기업이 이익 성장으로 인해 15배 수준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성장주를 볼 때 현재 PER만으로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현재 기업이 얼마를 벌고 있느냐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익이 얼마나 증가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위험도 있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 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높은 PER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고 주가가 크게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높은 PER은 높은 성장 기대를 의미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도 가지고 있습니다.

PER이 낮으면 저평가 주식일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PER이 5배인 기업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시장 평균보다 상당히 낮다면 처음에는 저평가된 주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PER이 낮아진 이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주가는 미래의 변화를 미리 반영하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일 수 있습니다.

  • 앞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 현재 이익이 경기 호황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 주요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 경쟁사의 진입으로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 기업의 부채나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다.
  • 산업 자체가 장기간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이익은 많지만 앞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면 주가는 먼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EPS를 기준으로 계산한 PER은 매우 낮아집니다.

이런 경우를 흔히 가치 함정(Value Trap)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싸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했는데 기업의 이익이 계속 감소하면서 주가 역시 장기간 부진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낮은 PER을 발견했다면 “싸다”라고 판단하기 전에 왜 시장이 이 기업에 낮은 가격을 매기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민감주는 PER을 반대로 읽어야 할 때도 있다

PER을 공부하면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반도체, 철강, 화학, 해운처럼 업황에 따라 이익이 크게 변하는 기업에서는 PER이 오히려 착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 기업의 이익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EPS가 크게 증가하면 계산식의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PER은 낮아집니다.

PER = 주가 ÷ EPS

그래서 기업의 실적이 가장 좋을 때 PER이 가장 낮아 보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익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업황이 꺾이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EPS가 감소하면 PER은 다시 크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즉 경기민감주에서는 낮은 PER이 반드시 좋은 매수 신호가 아닐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현재 PER뿐 아니라 다음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현재 업황이 호황인지 불황인지
  •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지 하락하고 있는지
  • 재고가 증가하고 있는지
  • 생산시설 가동률은 어떤지
  • 기업의 이익이 역사적으로 어느 수준인지
  • 다음 해 예상 이익이 증가하는지 감소하는지

특히 이익 변동성이 큰 기업은 한 해의 PER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여러 해의 실적 흐름을 함께 보는 편이 좋습니다.

과거 PER과 예상 PER은 무엇이 다를까?

PER을 검색하다 보면 사이트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계산에 어떤 EPS를 사용했는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확정된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PER이 있는 반면, 앞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Forward PER(선행 PER)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60,000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지난해 EPS가 3,000원이라면 PER은 20배입니다.

그런데 다음 해 예상 EPS가 5,000원이라면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한 PER은 12배가 됩니다.

기준EPSPER
과거 실적3,000원20배
예상 실적5,000원12배

기업의 이익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라면 과거 PER보다 예상 PER이 상당히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 EPS는 확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기업의 실적 전망이 나빠지면 예상 EPS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Forward PER 역시 계속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상 PER을 사용할 때는 어떤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PER은 같은 업종끼리 비교해야 한다

PER을 사용할 때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전혀 다른 산업의 기업을 단순 비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숙한 제조기업과 빠르게 성장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PER이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업 구조도 다르고 성장률도 다르며 필요한 자본과 이익률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PER을 비교할 때는 다음 순서가 더 유용합니다.

  • 같은 산업에 속한 경쟁기업과 비교한다.
  • 해당 기업의 과거 PER 수준과 비교한다.
  • 현재 이익 성장률을 확인한다.
  • 향후 예상 EPS가 증가하는지 확인한다.
  • 현재 산업이 경기 사이클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살펴본다.

단순히 “PER 10배 이하 종목”을 찾는 것보다 이렇게 비교하는 편이 기업의 현재 평가 수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ER이 올라가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PER 계산식을 다시 보면 주가와 EPS라는 두 숫자가 들어갑니다.

따라서 PER 상승은 서로 다른 이유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입니다.

기업의 이익은 그대로인데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져 주가가 상승하면 PER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는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주가가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EPS가 감소하면 PER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두 상황은 숫자로는 같은 PER 상승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PER 숫자를 볼 때는 반드시 주가와 EPS 가운데 어느 쪽이 변하면서 PER이 움직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PER이 아예 의미가 없을 때도 있다

모든 기업에 PER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업이 적자를 기록해 EPS가 음수라면 일반적인 PER 해석이 어려워집니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의 성장기업이나 실적 변동성이 큰 기업에서는 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단순히 “PER이 없으니 분석할 수 없는 기업”이라고 판단하기보다는 다른 지표와 사업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항목을 추가로 볼 수 있습니다.

  • 매출 성장률
  • 영업손실의 감소 여부
  • 영업현금흐름
  • 부채와 보유 현금
  • 시장점유율
  • 향후 흑자전환 가능성

PER은 유용한 도구지만 모든 기업을 설명할 수 있는 만능 지표는 아닙니다.

실제로 PER을 볼 때 저는 이런 순서로 생각한다

PER 숫자를 발견했다고 바로 싸다거나 비싸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현재 PER이 몇 배인지 확인합니다.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몇 가지 질문을 이어가면 됩니다.

  •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보다 높은가, 낮은가?
  • 이 기업은 과거에 어느 정도 PER에서 거래됐는가?
  • EPS가 증가하고 있는가?
  • 앞으로 예상되는 EPS는 어떤 방향인가?
  • 높은 PER을 받을 만큼 이익 성장성이 있는가?
  • 낮은 PER이라면 시장이 걱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현재 이익에 일회성 요인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가?

처음에는 확인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몇 개 기업을 직접 비교해보면 PER 숫자 하나를 보는 것보다 왜 그 기업에 그런 PER이 붙어 있는지를 생각하는 습관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PER은 시장이 기업의 이익에 붙인 가격이다

PER을 단순하게 외우면 ‘낮으면 싸고 높으면 비싸다’로 끝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PER이 높은 기업은 미래의 높은 성장률을 기대받고 있을 수 있고, PER이 낮은 기업은 앞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받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PER을 볼 때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현재 주가 → 현재 EPS → 미래 EPS → 성장률 → 업종 평균 → 기업의 경쟁력

이 순서로 생각하면 PER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익만 가지고 기업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기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보유한 자본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 자본을 이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PBR과 ROE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PBR과 ROE는 왜 함께 봐야 할까? 기업의 자본과 수익성 이해하기」**를 통해 PBR이 낮다고 무조건 저평가가 아닌 이유와 ROE가 기업가치 평가에서 중요한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상장기업 사업보고서 및 재무제표
  • 한국거래소(KRX), 투자지표 및 상장기업 정보
  •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 한국회계기준원,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및 재무제표 관련 안내자료

※ 이 글은 경제와 기업분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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